[원용민의 팝스토리] 오마라 포르투온도 내한 공연 | ||
[국민일보 2007-04-10 17:56] | ||
온통 은행잎으로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한껏 뿜어내던 2005년, 연세대학교의 대강당에는 열정과 낭만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쿠바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오마라 포르투온도, ‘파리 텍사스’와 ‘베를린 천사의 시’ 등을 연출했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필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에 등장했던 다섯 명의 쿠바 출신 노장 뮤지션 중 유일한 여성 멤버다.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 ‘부에나 소셜 클럽의 디바’ 등으로 불리는 그는 칠십이 넘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이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객석을 가득메운 관객들을 익살스러운 막춤으로 웃음짓게 하는가 하면, 삶의 무게가 묻어나는 발라드로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기도 했다. 그 공연은 음악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인상적인 무대였다. 빔 벤더스 감독과 미국의 슬라이드 기타 연주자 겸 프로듀서인 라이 쿠더가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그 사운드트랙 음반을 통해 세상 밖으로 불러낸 쿠바 음악은 한동안 음악계의 트렌드가 되었다. 음반은 월드 뮤직 앨범으로는 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히트작이 되었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름을 내건 공연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로 인해 수많은 쿠바 출신 음악인들의 몸값이 오르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영화를 통해 집중 조명을 받은 다섯 명의 노장 뮤지션들. 하지만 이들 중 최고령 기타리스트 콤파이 세군도를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 또 다른 보컬리스트 이브라임 페레르가 세상을 떠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마지막 보컬리스트이기도 한 오마라 포르투온도의 공연은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을 얻었던 측면이 있다. 그리고 2007년 5월의 첫날. 오마라 포르투온도의 내한 공연이 또 다시 열린다. 지난번 공연이 무르익은 가을을 만끽하게 해주었다면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장미향 가득한 봄의 정취를 마음껏 음미하게 해줄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현악기가 주축을 이루는 연주자들이 함께 해 훨씬 더 로맨틱한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1997년 그에게 그래미상을 안겨준 ‘베인테 아뇨스’ 등 주옥 같은 레퍼토리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과연 그가 지난번 한국을 떠나며 남긴 약속을 지킬 것인가 여부. 당시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동받은 그는 “다음에 한국을 찾는다면 꼭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약속했었다. 만약 그 약속이 지켜진다면 이번 공연은 ‘음악이 전해주는 감동은 피부색과 언어를 초월한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공연 문의·02-563-0595). 52street 편집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