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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ara]헤럴드 생생뉴스:: 그후 1년 반…약속 지킨 오마라

2007-05-04

그후 1년 반…약속 지킨 오마라
[헤럴드 생생뉴스 2007-05-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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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오마라 포르투온도(77)의 무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이과 그를 하염없이 기다린 이들간의 뜨거운 재회였다. 3층 객석까지 빈틈 없이 채운 관객들은 그가 무대로 들어서자 약속이나 한 듯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오마라는 지난 2005년 11월 내한 공연 당시 앙코르곡 ‘베사메 무쵸(Besame Mucho)’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 앞에 “다시 서울에 오겠다. 그 때는 한복을 곱게 입고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그 후 1년 6개월.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했지만, 팬들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오리지널 보컬리스트 중 유일한 생존자인 오마라를 정말 다시 볼 수 있을까’ 가슴을 졸이며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돌아온 오마라는 자신을 열렬히 반기는 팬들의 환호에 보답이라도 하듯 2시간 동안 인터미션(휴식시간)도 없이 에너지를 뿜어냈다. 관객들은 두 번째 곡 ‘관타나메라(La Guantanamers)’를 부를 때부터 하나 둘 일어나 춤추기 시작하더니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좌석은 있었지만 스탠딩 공연이나 다름 없었다. 3층 객석에서 시작된 커플 댄스가 1층 객석의 또다른 커플로, 또 무대 위의 오마라로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그는 열정적인 관객을 향해 몇 번이고 “챔피온!”을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런데 연주 중간에 갑자기 오마라가 무대 뒤로 사라진 적이 있었다. 잠시 후 관객들이 ‘혹시 여든을 앞둔 오마라에게 너무 힘든 무대였나’ 걱정할 무렵 피아노가 귀에 익은 5음 음계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오마라는 분홍 저고리에 감색 치마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아리랑’을 부르며 나왔다. 그가 가락에 녹아 있는 한을 이해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절절한 그의 ‘아리랑’ 때문인지, 약속을 지켜준 고마움 때문인지 관객들의 눈가는 촉촉히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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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곡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기립박수는 끊이지 않았고 오마라는 ‘베사메 무쵸’ 등 2번의 앙코르로 화답했다. 하지만 객석에 불이 들어온 다음에도 ‘쿠바의 디바’가 남긴 묵직한 감동은 한참동안 아지랑이처럼 남아 있었다. 관객들은 아쉬움을 떨치치 못한 듯 꽃다발을 들고 연주회장 근처를 서성였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