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쿠반 재즈의 뮤즈가 온다 | ||||
[주간동아 2007-05-02 09:18] | ||||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은 1998년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르 카페 극장에서 펼쳐진 공연 실황으로 시작된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쿠바혁명 이후 하마터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아프로쿠반 재즈의 전설이 극적으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20세기가 저물어가던 무렵 빔 벤더스 감독이 만든 동명 영화의 측면 지원을 받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성공은 경이로웠다. 오랜 기간 빌보드 월드뮤직 차트 정상을 지키며 월드뮤직 음반으로는 드물게 300만 장의 판매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 그래미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국내에서도 10만 장 넘게 판매되며 쇠락해가던 월드뮤직 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됐다. 오리지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마지막 생존자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의 내한공연이 5월1일 저녁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년6개월 만의 두 번째 내한공연이다. 그녀는 아프로쿠반 재즈의 올스타 팀이라 해도 좋을 전설적인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홍일점 보컬리스트로 알려졌지만, 클럽 활동 전부터 이미 ‘쿠바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존재였다. ‘쿠바의 국보급 보컬리스트’ ‘볼레로의 여왕’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 등의 별칭들은 쿠바 음악계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위상을 대변한다. 그녀는 쿠바혁명 이전에는 실제로 냇 킹 콜이나 에디트 피아프 등 세계적 스타들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지나온 세월이 고스란히 축적된 연륜과 관록이 묻어나는 오마라의 보컬은 절제된 목소리가 남기는 깊은 서정과 울림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삶을 관조하는 듯한 차분한 시선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2005년 11월 첫 번째 내한공연에서 그녀가 앙코르 곡으로 선택했던 노래는 ‘베사메무초’였다. 한국에서 번안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곡이라는 것을 의식한 선곡이었다. 한국을 떠나며 그녀는 “한국에 꼭 다시 오고 싶다”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오마라는 5월1일, 현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구성하는 6명의 최정예 멤버와 함께 두 번째 한국 무대에 올라 ‘Chan Chan’ 등 히트곡과 솔로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1930년생인 오마라의 마지막 내한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어 놓치기 싫은 공연이다.
아웃랜디시(Outlandish) 음악에 대해 흔히 ‘월드뮤직이 녹아든 새로운 힙합’이라고 말한다. 아주 적절한 설명이다. 아웃랜디시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새 앨범 ‘Closer than Veins’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는 처음 소개되지만 자국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룹이다. ‘이국풍인’이라는 ‘Outlandish’의 사전적 의미처럼 이들의 음악은 이국적이며 세계 각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세 명의 멤버가 각각 파키스탄계, 모로코계, 온두라스계라는 점이 이들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곡 ‘Look into My Eyes’는 담백한 포크 사운드와 힙합이 멋지게 어우러진다. ‘Words Stuck to Heart’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멋진 곡이고 서정적인 발라드 ‘Callin U’도 추천 트랙. 개인적으로는 ‘Beyond Words’를 앨범의 최고 트랙으로 꼽고 싶다. 이 곡은 특히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라틴 스타일 같기도 하고, 어찌 들으면 유고 출신의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의 영화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발칸 사운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웃랜디시가 들려주는 힙합은 멜로디가 살아 있어 한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