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음악에 한국도 ‘후끈’ |
[조선일보 2007-04-21 06:43] |
2007년 한국은 쿠바 음악의 바람이 뜨겁다. 쿠바 재즈의 거장인 피아니스트 추초 발데스(Chucho Valdes)의 내한공연이 지난 3월 성황리에 열렸다. 작년말 쿠바의 비틀즈라고 불리는 로스 반반(Los Vanvan)이 흥겨운 살사 리듬을 앞세워 팬들을 사로잡은 뒤, 쿠바 뮤지션의 내한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쿠바의 전설적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마지막 멤버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77)가 팔순을 눈 앞에 두고 5월 1일 예술의 전당 콘서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것도 국내에 쿠바 음악에 대한 팬덤(fandom)이 형성됐기 때문.
중남미의 유일한 공산국가로 국제 사회에서 ‘미아’나 다름없는 조그만 섬나라 쿠바. 하지만 음악에 있어서 만큼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고 한국에서도 마침내 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신명’에서 해답을 찾는다.
“쿠바는 바다로 둘러싸인 열대국이죠. 항상 여름이고 이것이 쿠바 사람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음악 속에 녹여내도록 해준 것 아닐까요?”
그는 ‘건강한 뿌리’를 쿠바 음악의 또 다른 강점으로 언급했다. 16세기 스페인 식민지 시절,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노예로 대거 유입된 아프리카인들이 오랜 세월 독특한 음악과 악기를 발전시켜왔던 것이 쿠바 전통 음악의 시작. 19~20세기 접어들며 지리적으로 인접한 미국의 재즈를 비롯, 멕시코, 유럽 등의 현대음악과 교류하며 쿠바 음악은 보편화 과정을 밟게 된다. 열대 기후에서 비롯된 쿠바의 열정과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의 한(恨)이 결합된 것이 쿠바 음악의 요체.
그는 “다양한 방면에 튼튼하게 뻗어있는 뿌리를 갖고 있는 것이 쿠바 음악”이라며 “그래서 세계인에게 열정과 행복을 안겨줄 수 있는 음악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최승현 기자 vaida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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