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라 포르투온도 "노래에 살고 노래에 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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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공연 앞둔 `쿠바의 전설` 오마라 포르투온도 |
혁명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간이 갈수록 앙상해 지기만 하던 중남미 열도 쿠바의 거리. 이곳에서 애잔한 선율 하나로 고단한 영혼들을 달래던 밴드가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파인 얼굴로 인생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노래하던 늙은 연주자들이 혼을 바쳐 부르는 노래는 때론 애수가 짙고, 때론 열정적이며 유쾌했었다.
이 밴드가 바로 1999년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쿠바의 전설적인 밴드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살아있는 마지막 멤버인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ㆍ78)가 한국에 온다.
자신의 음악 인생 60년을 기념한 월드투어 중 하나로 다시 한번 한국 팬들을 찾는 것. 2001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후 벌써 네 번째 내한공연이다.
그녀는 작년 공연 때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아리랑'을 불러 한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2005년 공연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말했던 약속을 지켰던 것이다.
그런데 포르투온도는 "아리랑이 너무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쿠바 음악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 수월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슬픔과 그리움, 애절함의 정서가 깔려있다는 점이 서로 비슷했다는 얘기다.
이번 공연은 포르투온도의 음악인생 60주년을 기념한 자리인 만큼 그녀의 대표작부터 새 앨범 '그라시아스(Graciasㆍ감사하다는 뜻)'에 실린 노래까지 다양한 곡들이 연주 목록에 포함됐다. 장르도 발라드와 볼레로, 재즈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오랫동안 노래를 부른 만큼 지금까지 거꾸로 저를 감동시킨 곡들도 참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이 60주년을 기념해 나와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네요. 손녀 로시오와 함께 부른 '카치타(Cachita)'나 아들 아리엘이 작곡한 '누에스트로 그란 아모르(Nuestro Gran Amor)'도 기억에 많이 남을 거에요. 그리고 엘라 오파릴의 '아
디오스 펠리시다드(Adios Felicidad)'도 저를 감동시키는 가사를 담고 있고요."
사실 한
아티스트가 음악인생 60년을 맞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콤파이 세군도(기타), 루벤 곤살레스(피아노) 등 그녀와 함께 쿠바의 거리를 적셨던 멤버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 이 사실을 더욱 절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포르투온도. 노래에 살고, 또 노래에 울었던 '부에나비스타'다운 모습이다.
"전 노래를 정말 사랑해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열정과 사랑이 없다면 이렇게 긴 시간 무대에 설 수 없었겠죠. 아마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노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답니다."
그녀의 60년 음악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노래들은 다음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들을 수 있다. (02)563-0595
[손
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