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모든 것 … 1만관객 기립합창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7-08-16 13:56 | 최종수정 2007-08-16 14:02
숙련된 노래 도발적 춤
2시간 내내 폭발적 무대
“꼭 다시 오겠다” 약속
‘엉덩이를 들썩인다’는 힙합의 원뜻을 유감없이 담아낸 한바탕이었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출신 4인조 힙합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내한공연. 1만 관객이 객석을 메운 가운데 숙련된 음악성과 탁월한 쇼맨십이 황금비율을 이루며 펼쳐졌다.
홍일점 퍼기는 시종 요염하고 도발적인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압도했고 윌아이앰, 타부, 애플딥 등 세 명의 래퍼 역시 춤과 랩으로 드라마틱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관객은 두 시간 내내 전원 기립해 리듬을 타며 춤과 손짓, 뛰어오르기, 함성으로 냉방시설을 무색케 하는 열기를 뿜어냈다.
마스코트인 원숭이 얼굴 그림과 함께 등장한 블랙아이드피스는 첫 곡 ‘Hey Mama’로 장내를 뜨겁게 달군 뒤 ‘Shut Up’ ‘Pump It’ ‘Where is the Love?’ ‘Don’t Phunk with My Heart’ ‘My Humps’ 등 대표곡을 총망라하며 객석의 거대한 합창을 이끌어냈다. 피날레를 장식한 ‘Let’s Get Retarded’에서는 무대 뒤로 원숭이 얼굴을 한 초대형 풍선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멤버 각각의 솔로 무대도 재미를 더했다. 퍼기는 조바위를 쓰고 나와 건스앤로지스의 ‘Sweet Child o’Mine’을 열창했으며, 윌아이앰은 한 손으로는 드럼을 치면서 다른 손으로는 마이크를 잡고 랩을 했고, 타부는 태극기를 들고 등장했으며, 애플딥은 비보잉에 가까운 현란한 춤을 보여줬다.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듯한 리더 윌아이앰은 “뜻깊은 광복절에 공연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머지않아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객석에는 유명인도 대거 자리했다. DJ DOC를 비롯해 국내의 많은 힙합 가수가 관람했으며 윤하, 브라이언, 모델 송경아, 연기자 장근석, 양미라 등도 눈에 띄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음악평론가 성시권 씨는 “힙합의 역동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객석의 반응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노련한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임희윤 기자(im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