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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마이데일리:: 이승환, '부드럽고 강하게' 5천 팬...

2009-01-13

 
이승환, '부드럽고 강하게' 5천 팬 열광시킨 '진짜' 콘서트
2008-12-27 

[마이데일리 = 박영웅 기자] 역시 이승환이였다. 감미로운 발라드와 다이나믹한 퍼포먼스, 게다가 화려한 무대 연출까지, '라이브 황제'의 화려한 음악성찬이 펼쳐졌다.

26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는 이승환의 단독콘서트 '이승환 명곡 오리지널 버전 크리스마스 콘서트 - Original'가 열렸다. 이날 공연은 이승환이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무대에 올린 적 없는 발라드 위주의 대형 콘서트로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부터 다정해 보이는 중년부부까지 5천여명의 연인들이 발걸음을 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갔다.

특히 그의 음악생활 20년을 화려하게 수놓은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은 신선한 편곡으로 모습을 바꿨고, 그의 입담과 역동적인 무대매너 등 공연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 역시 공연의 흥을 돋구었다.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가 독특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열띤 함성 속에 출발한 첫번째 무대는 공연장 중앙 화면을 통해 상영된 한 연인의 러브스토리 영상으로 시작됐다. 무대 위 영상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이승환의 발라드 히트곡들과 어우려져 공감을 자아냈고, 관객들은 공연 내내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애틋한 이별을 함께 맛보기도 했다.

화려한 조명 사이로 등장한 이승환은 '좋은 날' '사랑하나요' 등 사랑스러운 2곡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동화책에 나올 법한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무대세트와 조명은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설레는 분위기를 연출했고, 5천 여 관객들을 금세 사랑에 빠지게 했다. 또 20인조 오케스트라와 3인조 브라스 밴드는 이승환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풍성함을 더했다. 

'텅빈 마음'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2곡을 성의있게 마친 이승환은 "밖에 너무 춥죠? 반갑습니다. 이승환입니다. 발라드를 위주로 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3일째 해보니 역시 전 발라드를 불렀던 인기가수였더군요. 하지만 2부에선 본성을 드러낼테니 기대해주세요"라며 인사와 함께 공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콘서트는 2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1부가 이승환의 잔잔한 발라드 히트곡들로 '감동'을 자아냈다면, 2부는 어쿠스틱 공연과 흥겨운 록 무대로 팬들과 함께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사랑으로 가득찬 무대는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사랑고백으로 이어졌다. "사랑에 막 빠진 연인들이 처음 고백할 때 겁도 없이 내 노래를 선곡하곤 한다. 내 노래 막상 해보면 어려울텐데?"라고 웃어보인 이승환은 '화려하지 않은 고백' '세가지 소원'을 선보였다.

이날 관객들은 이승환의 목소리를 통해 사랑과 이별을 경험했다. 그는 '다만' '한사람을 위한 마음' '당부'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통해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가 하면, '울다' '애원' 무대로 이별을 맞이한 연인의 애틋한 감정을 그려내기도 했다.

 
그는 "영상을 준비하면서 음악과 함께 드라마 한편을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오늘 이순간, 이자리, 여러분과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며 '꽃'을 열창했고, 영상 속 헤어진 두 남녀는 흩날리는 꽃들 사이서 재회해 뜨거운 박수를 얻었다.

'오리지널 메들리'로 진행된 공연 2부는 모습을 바꿨다. 섬세하고 감성적이였던 분위기는 열정적인 무대로 변했다. 이승환은 정장을 벗어던지고 반짝이 의상을 입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냈으며, 무대에는 어쿠스틱 미니콘서트가 꾸며졌다. 통기타와 키보드, 코러스로 구성된 밴드는 '크리스마스에는' '프란다스의 개' '눈물로 시를 써도' '못 말리는 봉팔이' 등을 선보였고, 이승환은 무대가 좁은 듯 시종일관 뛰어다니며 공연장 전체를 흔들었다. 특히 디스코로 편곡된 '덩크슛' '제리제리고고'를 부를 때는 5천여 팬들이 모두 흥겨운 춤 판을 벌이기도 했다.

 
매 공연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형 물총도 등장했고, 이승환 특유의 애드립도 빛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인 건 그야말로 잘 놀줄 아는(?) 이승환의 마니아 팬들이였다.

앙코르 무대로 이승환은 '가족'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등을 팬들과 합창하며 아쉬운 작별을 전했고, 관객들은 정성스레 노래를 함께 하며 그의 마지막 무대를 감동적인 피날레로 이끌었다.

이날 공연은 3D 입체영상, 첨단 레이저조명 등을 통한 다양한 무대연출, 색소폰주자 이인관을 비롯한 탄탄한 실력의 라이브 멤버들의 풍성한 사운드와 이승환 특유의 가창력과 재치있는 입담이 어우러져 관객들에 여느 콘서트와는 확실히 다른 독특함으로 오감을 만족시켰다.

과거를 회상하고 이승환의 음악인생을 반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1부의 발라드공연이 인상깊었으며, 이전 그의 공연이 '가수 이승환'에서 '뮤지션 이승환'으로 발전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오리지널 콘서트는 '뮤지션 이승환'이 진정한 '아티스트 이승환'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3시간의 공연시간 동안 여과 없이 보여준 공연이였다.

[이승환. 사진제공 = 프라이빗커브]

박영웅 기자 hero@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