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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무비위크:: 천하무적 ‘이승환’이 오신다

2009-01-13

 
천하무적 이승환 오신다
이승환 명곡 오리지널 버전 크리스마스 콘서트
2008-12-08
 

 

무대 위에서 그는 달라진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상상 초월의 괴력, 감성적인 발라드부터 사방을 시뻘겋게 달궈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의 록 비트까지. 라이브 무대의 절대지존, 환장 뮤지션 이승환을 만났다.

 

데뷔 당시 그는 라이브의 귀재로 불렸다. 방송 활동을 자제하고 무대 위에서 꾸준히 라이브 실력만으로 이름을 알렸다. 속삭이는 듯 기운이 느껴지는 고운 미성의 발라드가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귀여운 외모는 어린 왕자란 애칭과 함께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방송이 아닌 무대 위의 그를 본 관객은 격한 액션과 변화무쌍한 목소리에 또 한 번 놀랐다. 4집 이후 서서히 록 음악에 대한 본능을 드러내며 대중적 감성과는 멀어졌지만 마니아 군단을 이끌고 무대 위에서 군중을 지휘했다.

탄탄하게 꾸며진 이승환의 무대는 최고의 완성도로 국내 공연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렇게 1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 오래된 팬들을 위한 무대가 지금 준비되고 있다. 그의 공연 사상 유례가 없었던 오리지널 버전 발라드 위주의 콘서트.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잠시 개인적 즐거움과 고집을 버리고 대중 가수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려는 이승환의 작은 배려다.

공연 준비로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이제 거의 준비가 끝나가나?

이번엔 좀 빨리 끝냈다. 미리 준비한 덕이다. 이젠 영상 작업만 마무리하면 된다.

공연 때 항상 다양한 영상들을 선보인다. 이번엔 어떤 영상인가?

이번 공연은 앉아서 즐기는 발라드 위주 공연이다. 그러다 보니 좀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남녀 주인공 둘을 등장시켜 최소한의 스토리, 최대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었다.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형태로 펼쳐서 전체를 한 편의 영화처럼 꾸며볼까 한다. 여기에 오케스트라와 브라스 밴드가 함께한다.

정말 발라드만 부르는 건가? 그것도 원곡 버전으로?

거의 발라드다. 1부에 열여덟 곡 정도를 부르고 2부엔 약간, 살짝 달려준다. 두 곡 정도, 아니다. 세 곡 정도가 좀 센가?(웃음)

하긴 팬들이 나이가 들어서 이젠 갈수록 스탠딩이 힘들어진다.(웃음)

아우, 팬들이 처자식이 있는 나이다. 예전에 끝장 콘서트 마흔세 곡을 다섯 시간 30 동안 스탠딩으로 공연했다. 처음부터 처달리는 초대형 마라톤 환장 공연이었지. 완전히 체력전이었다. 팬들이 그런 공연 한 번만 더 하자, 밤새도록 해달라 그러던데, 그거 다 뻥이더라. 못 견디더라니까.(웃음) 이번엔 러닝타임 세 시간. 앙코르 제외하고 세 시간은 안 넘을 거다.

이승환의 공연은 보통 체력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이젠 세 시간, 네 시간 넘기면서 공연하면 힘들지 않나?

아니, 힘들진 않다. 오히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지금 컨디션은 최상이다. 조금만 덜 움직이거나 하면 바로 나이 들었단 말이 나오는데, 절대 아니다! 지난 5월에 비염 수술을 받았고 그 후로 목소리나 폐활량도 더 좋아졌다. 거뜬하다고! 

이승환은 특히나 발라드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발라드 가수로 남아줬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던 것 같다.

이승환이 록을 하는 말도 란 반응이 있었다. 발라드를 원했는데 기대감을 저버린 것 같기도 하고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선입견이 쌓여갔다. 또 드림 팩토리를 직접 운영하면서 드러내놓고 사업을 해나가다 보니 이미지에 타격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대중이다. 그리고 난 대중 가수다.
공연할 때마다 팬들이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도 눈에 띌 것 같다.

콘서트에 유입되는 관객을 보면 기존 팬들과 새로운 관객으로 나눠진 걸 느낀다. 원래 내 공연 땐 야광봉을 쓰지 않는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생수통을 흔들거나 한다. 야광봉이 왔다 갔다 하면 뒷사람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 그런데 요즘은 야광봉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공연장 밖에서 야광봉 사는 관객들이 있으면 팬들이 말리기도 했는데 이젠 너무 많으니까. 하지만 모두 수용해야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려 한다.

이번 공연을 보고 과거를 추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 같다.
거의 모든 앨범의 타이틀곡을 부른다. 좋은 같은 곡은 이번에 영화 <달콤한 거짓말>에도 쓰였다. 사실 이 노래는 10여 년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좀 창피한 곡이었거든. 그러다가 2007년에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할 때 불렀는데 관객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록으로 편곡해서 공연하고 그랬었는데 이번엔 완벽하게 원곡대로 한다.

사실 잘 못 믿겠다. 원곡 공연이라니. 자신의 곡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게 이승환 공연의 주특기 아닌가.

1부에선 원곡대로 가지만 2부에선 편곡이 많다. 발라드는 그래도 거의 원곡대로 간다. 사실 연습할 때 밴드 멤버들이 자꾸 웃더라. 너무 진지하게 표정 잡고 그러다 보니 어색한 거다. 공연 하면서 날름거리는 편하지. 팬들이 원했던 중에선 애원 같은 노래가 있다. 또 1집 때 곡을 많이 부를 거다.

작년 연말 공연은 매진됐었다. 이번엔 어떤가?

4월부터 오리지널 버전으로 공연하겠다고 제목을 정하고 준비했다. 이번에도 잘하면 매진이 될 것 같다. 특히 작년엔 앨범 내고 방송도 좀 하고 그랬더니 호응이 크게 왔던 것 같다.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서 토끼 옷 입고 방송한 거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젠 팬들도 그런 이승환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 같다.

그거, 사실 토끼가 아니라 개다. 스케이트보드 타는 개 캐릭터인데 토끼 옷이라고 하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이다. 앞에 김구라가 앉아 있는데 차마 개라고 밝히진 못하겠더라. 그 친구가 개라는 말을 입에 담으면 또 보통이 아니지 않나.(웃음) 이젠 팬들도 그런 걸 이해한다. TV를 통하지 않으면 홍보 자체가 안 된다. 하지만 워낙 드물게 하니까 그것도 효과는 없다. 그래도 10 팬은 생기더라. 아저씨 독특하네 하는 거지.

이승환표 음악은 이승환만의 색깔이 분명하다. 붉은 낙타 루머 같은 곡들은 다른 가수들에게선 들을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글쎄, 그런 게 있다고 해서 계속 작업했더니 잘 안 팔리더구만. 오히려 이번에 발라드 공연 한다니깐 좋아하는 팬들이 많더라. 언제는 미친 듯이 달리자고 하더니.(웃음) 나도 처음엔 걱정을 했다. 팬들이 변절했다고 실망할까봐.

자선 공연인 차카게 살자도 내년이면 10주년이다. 그리고 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다.

차카게 살자는 이미 섭외를 끝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술을 많이 먹는 것도 있다. 일일이 만나서 술 먹여가며 뮤지션 섭외를 해야 하니까. 20주년에 대해선, 뭐, 조용히 넘어가려고 한다.(웃음) 환율 떨어지면 여행이나 좀 다니고 악기도 좀 더 배우고.

 

후배들이 공연하는 모습 보면 뿌듯할 같다. 무적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