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6
따스한 봄 햇살과 함께 공연의 계절이 돌아왔다. 연이어 열리는 가수들 콘서트 소식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1만명 이상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인기가수들이 조그만 소극장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담한 무대에서 최고의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실력파 가수들의 고집에 팬들의 마음은 설렌다.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41)은 오는 9일부터 나흘 동안 LG아트센터에서 '신승훈 쇼-리미티드 에디션' 공연을 연다. 1만석 이상의 객석을 꽉꽉 채워왔던 그가 대형 경기장을 버리고 990명만을 초대하는 것. 데뷔 20년을 맞은 신승훈은 초심으로 돌아가 '데뷔 전 통기타 무명시절'을 재현하겠다고 나선다. 그는 "관객들에게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기도 하는 등 무명시절 대전의 카페에서 불렀던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주겠다"며 "대중가수에게 문을 잘 열지 않는 LG아트센터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밝혔다. 최고의 음질을 위해 유선마이크를 잡고, 앉아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노래도 발라드 위주로 차분하게 선곡했다. (02)548-1548
2007년 이소라(40)는 콘서트 '봄'으로 400석 남짓한 소규모 공연을 홍보도 없이 10회 연속 매진시키며 소극장 공연 바람을 일으켰다. 2년 만에 돌아온 그가 다시 한번 소극장 바람몰이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7집 '겨울, 외롭고 따뜻한 노래'를 발표한 이소라는 그간 몇 개의 음악 프로그램 외에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에 팬들과 가까이서 만나는 자리를 생각해냈다. 히트곡뿐 아니라 지금껏 발표한 음반 수록곡 중 공연에서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노래, 이소라가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의 곡까지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다. 콘서트 '두 번째 봄'은 오는 30일부터 5월 17일까지 3주 동안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다. 1544-1555
록 음악 팬들을 위해서는 강산에, YB(윤도현밴드), 뜨거운 감자의 릴레이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공연은 오는 10일부터 5월 7일까지 한 달 간 서울 홍대앞 V홀에서 열린다. 10일부터 12일까지 강산에의 공연 이후 YB는 14일부터 5월 3일까지 총 18회의 공연을 책임진다. 최근 8집 '공존'을 선보인 이들이 소극장 장기공연을 하는 것은 10년 만이다. (02)3485-8721
5월 21일부터 7월 26일까지 두 달 간 충무아트홀의 콘서트 시리즈에도 많은 가수들이 참여한다. '스타스 온 스테이지'에는 김연우(21~24일), 김태우(26~31일), 지선(6월 2~7일), 홍경민(9~14일), JK김동욱-고유진(16~21일), 장혜진(23~28일), 김현철(30일~7월 5일), 손호영(7~12일), 왁스(15~19일), 이현우(21~26일) 등 각각 개성과 매력을 자랑하는 가수들이 일제히 소극장 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02)3443-8542
4월 14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열리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싱어송라이터 시리즈'에는 국내외 실력파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라울 미동, 라세 린드, 레이철 야마가타 등 실력으로 소문난 해외 뮤지션과 장기하와 얼굴들, 짙은&요조, 이한철, 정재형, 김광진, 조규찬 등 국내 뮤지션들이 열흘 간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정재형의 공연에는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다는 유희열, 김동률, 루시드폴이 게스트로 참여해 무대를 빛낸다. (02)563-0595소극장 공연이 늘어나는 이유는 적자를 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형 공연을 열어왔던 가수들이 최근 공연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 살아남기 위해 실속 있는 맞춤형 공연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소극장 공연을 하면 아무래도 공연 질이 높아져 팬들도 즐겁다. 대형 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소리를 증폭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돈된 사운드가 나오기 어렵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의 추나현 과장은 "소극장 공연은 무엇보다도 팬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팬들과 같이 호흡하고 내레이션을 통해 음악 얘기를 들려주기도 좋다"며 "음악을 듣기에도, 가수들을 보면서 즐기기에도 좋아 관객과 아티스트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