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인조 재즈 그룹 '핑크 마티니'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1997년 칸 영화제에서는 에이즈 연구를 돕기 위한 경매도 함께 열렸다. 당시 경매 호스트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샤론 스톤이었다.
이날 미국 출신의 12인조 재즈 그룹의 만들어내는 흥겨움에 스톤은 갑자기 무대로 뛰어올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톤은 그 자리에 있던 링고 스타와 같은 유명인도 같이 무대로 끌고 나와 춤을 췄다.
샤론 스톤도 춤추게 한 그룹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그룹 핑크 마티니(Pink Martini)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공연에 앞서 그룹의 보컬을 맡고 있는 차이나 포브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포브스는 스톤과의 일화를 즐거운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덕분에 정말 많은 성금이 모였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웃음) 생각해보면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죠"
하버드 대학 출신의 토머스 로더데일(피아노)을 주축으로 한 핑크 마티니는 1997년 데뷔했다. 로더데일은 자신의 고향인 포틀랜드에서 정치 활동을 하던 중 많은 모금 행사에서 들리는 음악이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그룹을 직접 결성했다고 한다.
이들은 클래식과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칸 영화제 등에서 연주했으며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은 두 번이나 매진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그룹 이름을 영화 '핑크 팬더'와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따왔을 만큼 멤버들이 인상깊게 본 영화에서 음악의 소재를 주로 얻는다고 전했다.
"그룹 이름은 토머스가 지은 이름이에요. 당시 저희는 재미있고 멋진 이름을 찾고 있었는데 '핑크 마티니'가 바로 그런 이름이었죠. 영화 이외에는 주위 사람들의 대화나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 등 주변의 소소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죠. 저는 요즘은 제 귀여운 아들을 보며 영감을 받아요(웃음)"
핑크 마티니가 처음에는 5명이었지만 어느새 12명이라는 대규모 재즈 그룹의 형태를 띠게 된 것에 대해 포브스는 장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각자의 다른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한 장르를 음악에 반영하기 때문에 핑크 마티니만의 폭넓은 음악 세계를 가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포브스는 이번 내한공연이 한 장의 콘서트 티켓으로 세계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공연에는 다양한 장르와 문화가 골고루 버무려져 있거든요. 참, 개인적으로도 한국 공연이 매우 기대돼요. 어릴 때 한국인 친구와 만두를 같이 먹으며 친하게 지냈거든요. 한국에 가면 맛있는 만두도 먹을 생각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