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첫 내한공연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국 출신 재즈 싱어송라이터 멜로디 가르도트(Melody Gardotㆍ25)는 교통사고로 인한 시각과 인식 장애를 음악으로 승화한 음악가다.
19살 때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량과 충돌해 골반과 척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아침에 한 일을 저녁에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문제가 생겼다. 눈도 빛에 과민해져 지금도 선글라스를 항상 써야 한다.
가르도트는 장기간 입원하며 치료받던 중 담당 의사의 제안으로 음악 치료를 받게 됐다. 병상에서 기타를 배우고 곡을 쓰며 휴대용 녹음기에 자기 곡을 녹음했다.
"자동차에 치여 오랜 시간 걸을 수 없을뿐더러 계단을 오르는 일조차 이제는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죠. 지금의 이 모습을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렸어요."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14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눈 가르도트는 힘든 지난 시간을 이같이 기억했다. 어려움을 극복한 점 때문에 '여성 스티비 원더'라는 별명을 지닌 그가 16일 오후 8시 서울 연세대백주년기념관에서 공연한다.
어린 나이에 겪은 시련 때문인지 가르도트의 음악과 음색은 2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연륜이 느껴진다. 서정적이면서도 짙은 호소력이 특징이다.
"음악가는 마음에서 들리는, 즉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사진처럼 잡아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전체 사운드를 듣고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아야 하죠. 저는 되도록 들리지 않는 음, 다시 말해 음과 음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고 하고 이에 집중하죠."
역경을 이겨낸 가르도트에게 보낸 대중의 반응은 따스했다. 2008년 발표한 데뷔 앨범 '워리섬 하트(Worrisome Heart)'는 빌보드 재즈 차트 2위를 기록했으며, 작년 발매한 두 번째 앨범 '마이 원 앤 온리 스릴(My One and Only Thrill)' 또한 빌보드 앨범 차트와 일본 팝 차트 2위까지 올랐다.
캐나다 몬트리올과 스위스 몽트뢰 등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두 번째 앨범에서 제가 좋아하는 곡은 '마이 원 앤 온리 스릴'과 '딥 위드인 더 코너스 오브 마이 마인드(Deep Within The Corners Of My Mind)'예요. 두 곡 모두 편안한 상태에서 만들었죠. 오케스트라의 도움으로 음악이 더 감성적으로 들립니다"
가르도트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앨범에서는 느끼지 못할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앨범과 달리 공연은 더 활기차고 다양하게 진행할 생각입니다. 앨범과는 다른 제 모습을 기대하세요."